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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bby/Fishing

[펌]서해 오천항의 조기낚시 조회(212)

[펌]서해 오천항의 조기낚시
조회(212)
낚시 | 2007/09/07 (금)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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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오천항의 조기낚시
 
지난 추석 때는 난데 없이 집집마다 조기 걱정이 태산같고 생선전마다 조기를 찾는 부녀자들이 고개를 살레살레 내두르며 빈 장바구니를 옆에 끼고 시장 골목을 누비고 있었다. 제사상에 올릴 참조기를 찾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우리나라에 2,3십년 전만해도 그렇게 많던 조기가 왜 이렇게 귀해룶을가?
연평도 앞바다에 떼로 몰리던 소위 で 참조기と는 한 때 한반도 전지역의 사람들이 먹고 남을 정도로 많았고, 영광 근처에서 잡아 말린 굴비는 미식가들의 눈요기는 물론이요 대가집 제사상에 빼놓을 수 없는 제물이었다. 그런데 그 조기들이 다 어데 갔단 말인가?
내가 들은 바로는 금년 추석 명절에 갓 잡은 서해 바다의 참조기로 차례를 올린 집은 별로 없을 법하다. 서해안의 조그마한 포구인 남당리 뱃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금년 경우 500만원의 선금을 받고 추석 명절에 조기를 대기 위해 온바다를 수 없이 누볐으나 결국 헛탕을 치고 받았던 선금을 되돌려 주었다고 한다.
땅 위 뿐만 아니라 바다 밑까지 자연 환경이 바뀌어 해저에서도 지상과 함께 대변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50년전 100년 전의 바다와 오늘의 바다가 다르다. 그 바다에 찾아오는 고기의 종류도 달라룶다. 그런데 이미 없어진 그 で노르스름한と 참조기만 찾고 있으면 어찌한단 말인가?
조기에는 수 십 종의 조기가 있다. 그 중에서 해마다 가을이 되면 서해 대천 앞 바다를 중심으로 숫조기 또는 보구치라고 부르는 조기들이 밭을 이루고 있어 태공들과 뱃사공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참조기 없는 세상 한탄 말고 보구치 낚시나 한번 하려고 여정에 올랐다. 목표 지점은 대천 바로 못미쳐에 있는 오천항이다.
000 경부고속도로 양재인터체인지에서 거리계를 세팅하고 지정 속도로 달리다보니, 좌로 우로 쌩쌩 거리며 달리는 차들이 많다. 대개는 시속 120킬로미터로 달리고 있으며, 어떤 차는 140킬로미터 이상의 속도를 내고 있었다.
천안 인터체인지에 도착하여 엉겁결에 で서울에서 천안까지 몇 킬로미터인가と 물어보았다. 집표원의 で83.5킬로미터と라는 대답에 무심코 고속도로 통행 영수증을 보았더니 정확한 대답이었다. 그렇다면 왜 내 차의 거리계는 で063と을 가르키고 있을가? 서울 기점을 기준으로한 영수증과 툴 게이트를 기준으로한 거리의 차이였다.
066 천안 외곽도로상 3거리에서 21번 국도를 택하여 우회전하여 온양길을 택하고, 온양 역시 외곽도로로 우회전해서 통과했고, 신례원과 예산도 외곽도로를 이용했다. 예산을 빠져나와 바로 나타나는 108 세갈래 길은 초행인 경우 약간 조심해야 방향을 잡는다. 천안에서 이곳까지는 일부 외곽도로를 제외하면 모두 왕복 4차선 큰 길이나 여기에서 곧게 뚫린 직진 큰길은 수덕사로 가는 길이다. 좌회전 좁은 길을 택해야 21번 국도로, 우리가 찾아가는 오천항을 갈 수 있다.
125 홍성읍내 다리에 도착하였다. 큰길만 다닌 사람이면 잠시 망연자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도로는 좁고, 차는 많고, 거기다가 갈래길마져 많아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곳이다. 왜 서해안 중심도시라는 홍성만 아직까지 외곽도로가 나지 않았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겨우 겨우 이정표와 신호등를 보면서 광천행 21번 국도를 찾아 좌회전했다. 얕은 고개길을 넘으며 쾌적하게 달리던 차가 옴싹달싹 못하게 도로에 갇히었다. 멈춘 차량의 꼬리가 길어지자 이번에는 서로 빨리 가려고 차선을 무시하고 진입한 차들이 뒤엉켜 일대 수라장을 이루었다. 선진국 어쩌고 하는 세상 사람들의 운전 문화 수준을 여실히 보여주는 부끄러운 현상이다.
137 광천 입구에서 외곽도로를 거쳐 146 で청소と에 도착하였다. 우회전해야 오천행이다. 서울에서 떠나 서해 바다의 포구가 처음으로 빠끔하게 얼굴을 내밀지만, 확창 공사가 진행중인 비포장 도로는 비까지 와서 엉망진창이다. 151에 다시 포장도로가 나타나 154 오천항에 도착했다.
조그마한 포구에는 어선과 낚시배들이 걸려 있고, 이곳저곳에는 사람들이 바닷물 속을 기웃 거리며 낚시대를 휘두른다. 포구에 서서 앞을 보면 세 갈래의 바닷물길이 펼쳐진다. 이 중에서 왼쪽 물길이 우리가 예정한 보구치 낚시터로 가는 길이다.
자기 차를 이용하지 않고 서울에서 이곳으로 낚시를 오려면 오천항으로 출조하는 바다낚시회의 대절 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대개는 토요일 밤에 서울에서 출발해서 다음날 새벽에 도착한다. 나는 우리 3형제 식구들이 모처럼 모두 오천에 모여 배 한 척을 대절해서 하루를 뱃놀이 겸 낚시를 하자고 약속했기 때문에 내 차로 왔다.
내일 새벽에 낚시를 나가기 위하여 식구들이 쓸 낚시 장비와 채비를 준비했다. 식구 수대로 고패를 사고, 미끼로 쓸 청갯지렁이와 현지에서 고기를 낚는 사람들이 쓰는 바늘 채비와 봉돌을 준비했다. 낚시를 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무난한 것은 현지민들이 쓰는 현지 채비를 구해서 쓰면 좋다.
낚시대가 없는 사람도 걱정할 것이 없다. 서해안 어데를 가던지 で고패と라는 우리나라 특유의 낚시 장비를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고패란 원래 절간에서 입구에 깃빨을 걸 때에 줄을 감고 풀어주는 도구였다. 어느날 불공을 드리러 절에 왔던 어부가 그 기구를 이용하여 고기를 낚으면 편리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깃발처럼 큰 고기를 고패로 낚으면 줄이 터지거나 낚인 고기를 놓칠 염려가 없어 보였다. 그 큰 깃빨도 아무리 바람이 불어도 끄떡 없으니, 낚인 고기가 제 아무리 도망을 치려고 해도 고패줄을 끊을 수야 있으랴! 아마, 이런 것이 고패낚시의 효시가 되었을 것이다.
다음날 이른 새벽, 삼형제의 온 집안 식구들이 오천항에 모였다.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낚시를 온 사람들은 총무의 안내에 따라 분주하게 움직인다. 이곳에서 낚시배를 사용하는 어선들은 대개 10여명이 어울려 타기 때문에 배마다 인원을 배정하고, 미끼와 채비를 나누어 주고, 새벽밥을 먹는다.
한 바탕 부산을 떨고 배가 안개 낀 포구의 여명을 뚫고 대천항 앞 난바다와 효자도 원산도 등지로 보구치를 낚으러 나갔다. 조그맣고 아기자기한 포구를 지나는 멋과 맛이 일품이고, 이글거리며 떠오르는 태양을 보는 것 만으로도 참조기타령이 싹 가신다. 뱃길 한 시간만에 난바다에 도착하였다.
벌써 수 많은 배들이 보구치낚시에 재미를 붙인 사람들을 싣고 나와 있다. 저마다 릴이나 고패에 줄을 감고 바늘을 달아 청개지렁이를 미끼 삼아 보구치낚시에 열중이다. 나는 이곳에서도 견지대를 이용하여 현지 채비를 연결했다. 30선치미터 정도의 보구치들이 배전에 낚여 나오자마차 특유의 で복!복!と 소리를 낸다. 아마도 이 소리 때문에 で보구치と라는 이름이 생겼는지 모른다.
수 십척의 배들이 한 자리에 모여 낚시를 하는 것은 숫조기들이 で밭と 처럼 떼를 이루어 어군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밭 그 떼 위에서 낚시를 하면 재수가 좋은 날은 7-8십 마리를 낚지만 떼나 밭을 만나지 못하면 보구치는 아무리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다.
보구치 낚시배 주위에서는 긴 장대 두개를 양쪽 날개처럼 펼친 토속 삼치 낚시배들이 분주히 움직인다. 서양의 트롤링에 비하여 지극히 낭만적이고 정서적인 풍모라서 자랑스럽다. 이 다음에 외국 친구를 만나면 한번 되리고 와서 보여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획이 목적은 아니었으나 보구치는 집에 가서 먹을 반찬용으로 낚는대로 소금을 뿌려 아이스박스에 넣어 보관하고, 나머지 고기들, 쏨뱅이 바다쏘가리 노래미 도미 농어 등은 비늘을 털고 내장을 긁어낸 다음 회를 떴다. 초고추장에 찍어 한 잔 술을 마시니, 내가 왜 이 좋은 바다를 버리고 서울에 살고 있는지 의심이 생겼다. 에라, 서울을 버리고 바다에 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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